인터뷰들

재벌위한 법안은 고속철도, 민생법안은 완행열차

토건종식3 2007. 11. 10. 02:09
 
직접시공제 도입을 통해 건설분야에서 100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 '아파트 값 거품 빼기 운동본부'의 김헌동 본부장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FM 98.1 Mhz, pm 7:00-9:00, 진행 명지대 신율 교수)이 마련한 특집 좌담 'IMF 외환위기 10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에 출연해 "외국의 경우 국민세금으로 발주되는 건설사업을 할 때 51%는 직접 건설을 맡은 회사가 시공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현대나 대우나 삼성에서는 정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51% 직접시공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헌동 본부장은 이어 "그렇게 되면 건설에 종사하는 사람 300~350 만 명 중에 100만 명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뿐 아니라 "(건설회사들이) 계속 그런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양성소가 생기게 된다"며, 직접시공제 도입으로 인한 효과를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자유시장 경제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이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는 "그런 제도나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하면 5년, 10년이 걸린다"며, "재벌이 원하는 법안은 고속철도이고 국민이 원하는 법안은 완행열차로 가다가 탈선을 자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헌동 본부장은 그 구체적인 예로 분양원가공개를 거론하며 "대통령이 반대해서 3년, 대통령이 하라고 하는데도 1년 반,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까지 국민이 원하는 법안은 아예 만들어질 가능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 이하 인터뷰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김헌동(경실련 '아파트 값 거품 빼기 운동본부' 본부장) / 우석훈 박사 ('88만원 세대' 저자)


- 10년 전 11월엔 뭘 하고 있었나?

김헌동>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IMF를 계기로 삶이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일을 생각하면서 직장생활 중에 시민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불안해하는 주변사람들과 경제적 약자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계기였다.

우석훈> 현대그룹 과장으로 있을 때 IMF를 만났다. 구조조정을 내 손으로 직접 했던 경험이 있어서 굉장히 괴로웠다. 현대그룹도 그때 분열됐는데, 분할하는 회사들 환경평가도 하고 회사 문도 닫게 하면서 괴로웠다. 


- 만약 IMF가 없었다면 회사생활을 계속 했을까?

김헌동> 아니다. IMF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내가 대기업에 계속 다녔다면 남자접대부 노릇을 해야 하는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에 종사하는 간부급 직권들은 공무원을 접대하는 남자 접대부 역할을 한다. 나는 그런 역할에 적성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중소기업을 창업하게 됐고, 임직원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IMF 직후에 젊은 청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들의 고민을 듣게 됐고, 국가를 운영하던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고통받는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찾게 됐다. 부패사회가 만들어낸 거품이 붕괴돼서 부패한 사람이 아닌 젊은 세대에게 고통이 전가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고민하게 됐던 것이다.


- IMF 이전과 이후의 부동산 비교를 해본다면?

김헌동> 지금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데, IMF 직전에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 아파트 미분양이 줄을 이었고, 우성건설이나 청구나 우방이나 보성 등 주택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와 더불어 중견그룹인 한보그룹과 기아그룹이 부도가 났다. 그러면서 IMF가 터졌던 것이다. 즉 IMF 직전의 부동산 거품이 IMF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IMF 직후에 아파트 가격이 건국 이래 가장 큰 폭으로 30% 이상 하락했다. 또한 재벌이나 대기업이 지어놓은 초고층 빌딩이 외국인에게 헐값에 넘겨지고, 외국의 투기자본이 들어와서 부동산이나 부실한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IMF 직전에는 부동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IMF 직후인 98년과 99년엔 아파트 건설업체가 거의 도산했기 때문에 아파트를 짓는 회사가 많지 않았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2000년에 용인 같은 수도권 지역에 아파트를 평당 400만원에 분양했지만 분양되지 않았다. 아파트 가격 거품의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파트 분양받기를 꺼려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의 정부 경제관료들, 특히 개발독재시대 때 공무원이 돼서 인위적인 건설경기를 부양했던 사람들이 장관이 돼서 과거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쓰기 시작했다. 부동산 대출을 무제한 허용하고, 분양가를 완전히 자율적으로 건설업체에 맡기고, 공동택지를 싸게 주고, 분양권 거래를 허용하고, 양도세를 없앴다. 결국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어서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이 2001년 하반기부터이고 2002년 들어서 본격화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강남의 타워팰리스가 2001년에 평당 900만원에 분양했는데 분양이 안 됐다. 아이파크는 2002년에 분양했을 때 분양가가 1100만원있는데, 지금은 그 4~5배 뛰었다. 이런 거품이 2002년 이후에 발생한 것이다. IMF 직전이나 직후만 해도 우리가 부동산 거품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거품을 제거해서 정상적인 국가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의 개혁작업이 모두 실패하면서 지금 또다시 IMF 직전과 똑같은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 IMF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김헌동> 부동산 거품은 우리나라 전체를 거대한 도박장으로 만들었다. 아파트 투기나 투기도박에 참여한 사람은 엄청난 불로소득을 챙기게 되고, 평범한 직장인들은 그런 도박에 참여할 자금도 없을 뿐더러 그런 경험도 없다. 결국 대한민국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거대한 도박장이 됐고, 그것이 부동산으로 갔다가 주식으로 갔다가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발생한 부동산 거품이 1년에 500조씩 5년간 2500조다. 땅이나 집을 가진 상위 5%가 전체 불로소득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그 사람들의 재산은 가만히 앉아서 3000조가 늘었고, 나머지 95%는 한푼도 늘지 않는 엄청난 양극화 현상이 생겼다. 단적인 예로 대한민국의 모든 근로자가 벌어들이는 연간소득이 350조인데 그중 저축할 수 있는 액수는 50조다. 즉 땀 흘려 일해서 번 돈 중에 저축할 수 있는 액수는 50조밖에 안 되는데, 땀흘리지 않고 부동산 거품으로 늘어난 자신이 50조의 10배인 500조다. 결국 땀 흘려 일한 사람은 재산이 줄고, 투기와 도박에 참여한 사람의 재산은 일하는 사람의 10배가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생겼다. 그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가 20대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는 세대들이 그 고통을 모두 전담하는 현상이 양극화 현상이다. 부동산 투기로 돈이 몰리면 비정규직 건설노동자 일자리밖에 안 생긴다. 부모가 돈을 벌어 자식을 가르치는 건 불안한 일용직 건설노동자, 소위 노가다라는 직업이 아닌 안정된 직업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건솔노동직은 불안한 비정규직이며 굉장히 험악한 일자리다. 그나마도 임금을 낮추겠다고 외국에서 값싼 노동인력을 데려다가 불법체류를 시켜가면서 30~40만명이 건설노동현장에 진입했다. 그러다보니 젊은 세대들의 일자리가 더 부족해졌고, 기성세대들이 투기도박에 참여하고 있으니까 그 자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투기도박에 성공한 자식들은 해외유학을 간다거나 공부를 더 한다는 핑계로 일을 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 일을 할 수 없어서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굉장히 많다. 우리 사회를 끌어갈 주역들이 이렇게 방황하고 있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 IMF 때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생산양식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IMF 때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이 잘 되면 다시 고용하겠다며 1970년대 영국과 비교했다. 그러나 1970년대 영국은 산업화시대가 유지되는 상태였지만 우리나라는 산업화시대 말미에서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넘어가거나 산업화시대에서 지식정보화시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산업화시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취직하는 게 더 어려워진 것 아닌가?



- IMF 전후로 거품을 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었던 건 IT와 건설 쪽으로만 투자해서인가? 사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김헌동> 그런 측면이 있는데 그 원흉이 누구인가. 무능한 진보정치세력들, 개발관료들의 부패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게 부패한 재벌의 부활이다. 

공적자금 수백 조를 부패한 재벌 부활시키는 데 활용했고, 그 부패한 재벌이 해왔던 과거 습관대로 관료와 협작해서 부동산 쪽으로 돈이 몰리게 하고 부동산 거품을 키우게 했다. 부패한 재벌들은 너무 많이 돈을 벌어서 돈을 활용할 곳이 없다고 고민하고 있는데, 중소기업과 대다수 노동자들은 일할 자리가 없다거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진보를 표방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치인들과 정당, 개발독재시대 때부터 재벌과 유착해온 부패관료들이다. 그들이 경제정책을 주도하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나 지식인들이 그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무엇이 우리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그 원인조차 모르고 불안해한다. 그러다보니 무능한 정치인보다는 부패한 정치인이 차라리 낫다면서 부패의혹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의 지지율이 가장 높고, 개발원조세력이거나 투기조장당이라고 할 수 있는 정당의 지지율에 거품이 생겼다. 개혁을 한다고 했던 무능한 진보세력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기 때문에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결국 무능이냐 부패냐밖에 없다. 

지금 범여권 국회의원의 70%가 신인이다. 그들은 과거 자신들이 학창시절에 학생운동이나 민주화를 위해 기여했다는 공로로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그런데 여당이 돼보니까 부패한 재벌기업의 친구들이 찾아와서 한 끼에 수십만 원짜리 식사 대접을 받고, 재벌이 원하는 온갖 법안을 만들었다. 

이 정부에서 만든 개발특별법만 해도 10여건이다. 박정희 시절이나 전두환 시절엔 개발특별법을 만들어봐야 임기 내에 한두 건이었는데, 이 정권에서는 개발관련 특별법만 10여건 만들어서 6개월만에 법안처리가 된다. 소비자나 국민이 원하는 법안은 만드는 데 2년 걸리고 시행하는 데 1년 걸린다. 심지어 대통령이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작년 8월에 얘기했는데 1년 반이 지났는데도 그대로다. 대통령이 반대해서 3년, 대통령이 하라고 하는데도 1년 반.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까지 국민이 원하는 법안은 아예 만들어질 가능성도 없다.

 재벌이 원하는 법안은 고속철도이고, 국민이 원하는 법안은 완행열차로 가다가 탈선을 자주하는 상황이다. 
그 정도로 우리 정치인과 관료들은 국민을 위한 자들이 아니다. 결국 그 책임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심부름꾼을 잘못 뽑은 데 있다. 그 머슴인 공무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한 심부름꾼들이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고, 그걸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언론이나 또다시 그런 사람을 선택하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빠른 시일 내에 풀지 않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 계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나?

- 부동산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나?

김헌동> 점점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일자리조차 없고, 소득도 낮고, 결국 결혼을 점점 늦게 하고 있고, 결혼을 안 하니까 출산률이 낮다. 암울한 현상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층이 별로 없다. 지금 선거정국인데 북쪽 고구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은 신라와 백제가 지역으로 나뉘어서 600~700년 전의 삼국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신라와 백제로 나뉘어서 부패한 정치인들이 또다시 선거 때가 돼서 자기들을 지지해달라고 하면 또 속아주는 우를 계속 범해왔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계급사회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신노예제도가 부활해서 토지를 가진 지주와 토지가 없는 노예로 나뉘는 듯한 이상한 사회로 가고 있다. 재벌총수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휠체어만 타면 용서되고, 서민들은 사회 고위층이 부패를 저질러도 무기력해져있거나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가. 우리 스스로가 공동체이기를 포기한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현상이 최근 몇 년간 나타나고 있다. 선거의 판도가 정치인이나 언론에 의해 인위적으로 흘러가고, 그렇게 해서 또다시 잘못된 정치인을 뽑아놓고 또다시 5년을 고통에 시달리는 어리석음을 또 반복하진 않을까. 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위기를 키우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 강북 아파트 값은 많이 올랐는데?

김헌동> 농촌 주택의 가격은 IMF 전이나 후나 거의 변화가 없다. 농촌에 사는 사람이 도시에 사는 사람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이다. 또 지방 주택도 지난 10년 동안 집값이 상승하질 않았다. 재산이 늘질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경우 아파트 값만 해도 5배가 올랐다. 그럼 빌딩도 5배가 올랐다는 것이다. 그들은 5배의 재산을 늘릴 동안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은 하나도 혜택이 없었다면 엄청난 자산 격차가 생긴 것이다. 강남만 오르고 강북은 안 오른다는 이유를 대서 정치인들이 강북지역도 규제를 풀어서 단독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고층 아파트를 짓게 해주겠다고 특별법을 만들었다. 그래서 강북지역도 2배 정도는 뛰었다. 강남도 뛰고, 강북도 뛰고, 수도권도 뛰고. 도시에 사는 사람만 부동산으로 돈을 벌게 해준다고 해서 그것으로 양극화가 해소되는 게 아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집이 없는데, 특히 20~30대 젊은이는 집이 있을 턱이 없다. 결국 그런 사람들이 모든 고통을 전담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강남에 낀 거품을 제거할 생각은 안 하고, 강남도 끼었으면 강북도 끼게 하고 수도권도 끼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정책이다. 그런 한심한 정책을 지난 4~5년 동안 펴온 결과가 지금 심각한 양극화 현상, 중산층 몰락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 일부 기성세대들은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면 돈을 못 벌겠나, 젊은이들이 진짜 배가 고프질 않아서 그런다'고 말하는데?


김헌동> 우리 부모세대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일해서 자기 자식들이 수학공식과 영어단어를 많이 외우게 학원을 보낸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10대들이 방에 갇혀서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숙제하고 학교 가서 잠을 잔다.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이런 잘못된 생활을 시키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그런가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허약하게 키워진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자장면 배달을 하면 말리고, 자기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놔두질 않는다. 

영어단어와 수학공식을 외워야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접대부가 돼서 출세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코스를 정해놓고 자녀들을 그쪽으로 줄세워놓고는 기성세대 중 일부가 무책임하게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 과거 60~70년대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학교갔다 오면 나가서 뛰어놀았기 때문에 몸이라도 튼튼해서 무슨 일이든 시키면 할 수 있었고 어떤 일이든 즐겁게 했었다. 같이 고생하니까 동료애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의 자녀들은 그렇게 키우질 않았다. 그렇게 허약하게 키워진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생각하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자기 과거에 견주어서 무슨 일이든 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건설일용직, 아주 고단한 육체노동 현장에도 외국인들이 값싼 임금이라는 이유로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정도로 일자리를 남에게 나눠주면서 우리 자녀들이 갈 곳을 없게 만든 기성세대가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건 매우 잘못된 것이다. 

그것도 대선후보가 될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한다는 건 대단히 무책임하다. 자기 자녀도 그렇게 키우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 매우 무책임한 것이다.

- IMF 관리체제에서 본격적으로 유입된 신자유주의 때문에 무한경쟁사회에 돌입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경쟁만이 강조되다보니 20대들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가 있나?


-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을까?

김헌동>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부패 때문이다. 부패 속에서 생기는 것이 특혜다. 부패한 사람이 뇌물을 준 사람에게 특혜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 재벌들이 얼마나 심각한 담합을 통해 특혜를 얻어가냐면 애들이 먹는 분유나 우유, 설탕, 밀가루, 심지어 아파트 가격까지 담합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한다. 부당한 이득을 취해서 특혜를 받는 특권층이 존재하는 것, 결국 한정된 자원을 누군가가 독차지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질 몫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 부패를 확실하게 척결할 의지와 계획을 가진 사람이 우리의 심부름꾼 대표가 돼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을 감소시키기 위해선 매우 단순한 방법이 있다. 외국의 경우 국민세금으로 발주되는 건설사업을 할 때 51%는 직접 건설을 맡은 회사가 시공해야 한다. 

이럴 경우 현대나 대우나 삼성에서는 정부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51% 직접시공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건설에 종사하는 사람 300~350만명 중에 100만명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계속 그런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양성소가 생기게 된다. 왜냐면 기능도가 뛰어나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래야 비용이 절감되니까. 이렇게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손쉬운 조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제도나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하면 5년, 10년이 걸린다. 재벌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담합을 하거나 부패나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 재벌도시특별법을 만들어준다든지 재벌들이 독점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용산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 담합과 비리로 어마어마한 수조 원의 특혜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잘못된 정치인과 관료를 우리가 우리 손으로 뽑아놨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