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빼기

아파트 원가를 해부한다.

토건종식3 2006. 2. 25. 23:45
민간 아파트 원가 해부
최근 수년간 공공택지에서 민간 아파트 30%대 이상 폭리 취해
미디어다음 / 선대인기자
아파트 값 거품 빼야 나라가 된다
· 민간 아파트 원가 해부
· 아파트분양시장을 왜곡시키는 제도들
· 수만원짜리 땅이 700만원대 아파트로 변하기까지
· 검은돈이 분양가 올린다
· 해답 알면서도 실천 않는 정부
· "택지지구 분양가 사실상 100% 담합"
· "분양원가 공개 국민이 나서자"
· "실패한 원가연동제 왜 다시 내놓나"
· 아파트 거품 뺄 묘안 없을까?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만 1200억 수익...30%대 폭리 챙겨
미디어다음이 입수한 한 민간 건설업체의 아파트 '사업성 분석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한 차례도 공개된 적이 없는 민영아파트의 원가 및 분양이익의 실체가 드러났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민영 건설업체는 분양가 대비 30%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미디어다음이 7일 입수한 경기도 용인·죽전지구의 한 아파트 건설업체의 ‘사업성 분석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경실련의 요구로 서울도시개발공사 등 공기업의 분양원가의 실체는 일부 공개돼 택지지구별 분양원가를 추정한 적은 있지만 민간 기업의 분양원가는 그동안 장막에 가려져 있었다.
이 건설업체는 2000년대 초반 1200여세대를 분양하면서 용인 죽전 지구 아파트 현장 한 곳에서만 무려 1200억원대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한 가구당 8000만원가량을 차익으로 남긴 셈으로 ‘폭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사업성 분석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아파트와 아파트 내 상가 분양으로 모두 3740억여원의 수입을 거뒀다. 이에 반해 이 회사가 지출한 총 비용은 2520억원 가량이었다. 공사 현장 한 곳에서만 무려 1220억원가량을 남겼다. 총 매출액 대비 32.6%가량의 폭리를 취한 셈이다. 이를 분양 면적으로 나누면 평당 분양가는 670만원, 평당 분양원가는 452만원가량으로 이 업체는 평당 218만원가량을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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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들 "화성 동탄, 고양 풍동에선 더해"...강남에선 차익 더 많을 수
[표]문제 업체의 아파트 건설 과정의 수입 및 지출 내역
이 회사의 수입과 지출 내용을 좀더 상세히 들여다보자. 우선 수입은 30~50평형대 1200여세대의 총수입이 3707억원이며, 추가로 상가 분양을 통해 35억원가량을 더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가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들인 비용은 좀더 복잡하다. 지출 비용은 직접비와 간접비로 나뉘고 직접비는 다시 공사비와 토지대금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사비는 1361억원, 토지대금은 1076억원 정도였다. 간접비로는 ▲설계비 13억원 ▲감리비 27억여원 ▲모델하우스 관리비용 15억원 ▲광고선전비 13억7500만원 ▲분양보증수수료 38억원 ▲하자보증수수료 4억3000만원 등 약 90억원가량이 책정됐다.

이 건설업체는 30%대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업계 현실에서 그나마도 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아파트가 분양된 이후에도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한 반면 분양원가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기 때문. 아파트 건설 당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640만~680만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양한 경기도 화성 동탄지구와 고양 풍동지구의 분양가는 각각 720만~790만원, 760만~850만원 선이었다. 수용 당시 땅값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철근과 레미콘 등의 단가와 인건비가 인상됐다고 해도 평당 20만원 이내의 변동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최근 분양한 이들 택지지구의 건설업체 수익비율은 40%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특히 서울 강남의 평당 분양가는 2000만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어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건설한 업체들은 훨씬 많은 폭리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강남의 노른자위 땅에 아파트를 건축하는 과정을 모델로 해 민간 건설업체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 살펴보자. 통상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와 광고비용의 합은 250만원~300만원 수준이다. 건교부가 발표하는 표준건축비도 이 정도 수준이다. 실제로 용적률 250%인 50평형 아파트를 짓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건설업자는 토지 한 평당 2.5평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50평 아파트를 짓는데는 토지 20평만 있으면 된다. 실제로 50평짜리 강남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이고 총 분양금액이 10억원이라면 이중 건축비는 1억2500만~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광고비 등 기타 비용을 합쳐봤자 1000만~2000만원 정도가 더 붙는 정도다. 그러면 총 분양금액 10억원가운데 나머지인 8억~8억5000만원가량이 토지 매입 비용과 업체의 수익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강남의 아파트 토지 실거래 가격이 평당 2000만~3000만원 정도이므로 건설회사는 이들 50평 아파트 한 세대당 3억5000만~5억5000만원가량의 폭리를 취하는 셈이 된다. 물론 시행사와 시공사가 나눠지는 경우 등에 따라 수익이 분산되거나 건설업체에 돈을 댄 금융기관에도 수익이 흘러들어 가기는 하지만 최종 소비자는 어쨌든 실제보다 매우 비싼 아파트를 사게 되는 셈이다.


공영개발한 상암 3단지, 수익 7% 남기고도 분양가 평당 571만원에 불과
공영개발 등 방식으로 건설업체 폭리 서민에게 돌릴 방안 강구해야
민간 주택건설업체가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는 미디어다음이 입수한 서울도시개발공사의 상암지구 3단지 분양가 산정근거를 보면 알 수 있다. 경실련이 최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이 자료에 따르면 상암지구 3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571만원이었다. 반면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이들 단지를 공급하기 위해 들인 분양원가는 택지비 203만원, 건축비 258만원, 기타 비용 68만원 등을 합쳐 평당 529만원이었다.

경실련 박정식 공공예산감시팀장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의 분양원가도 부풀려 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도개공 주장을 그대로 믿는다쳐도 공기업이 개발할 경우 평당 7%가량의 수익을 남기고도 서울에서 평당 571만원에 분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최근 수도권에서 700~800만원대에 분양되는 아파트나 평당 분양가 2000만원에 가까운 강남 아파트에서 건설업체들이 챙기는 이윤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다.

결국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에서 도시개발공사 등이 발주하는 방식으로 공영 개발하면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대폭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이렇게 하면 민간 건설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부분만큼의 이익이 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반대로 지금처럼 민간건설업체들이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리를 취한다면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은 건설업체들의 수중으로만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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