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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SH 사장 “LH만 독점?… 3기 신도시 개발, 우리도 하게 해달라”

토건종식3 2023. 12. 24. 22:55

김헌동 SH 사장 “LH만 독점?… 3기 신도시 개발, 우리도 하게 해달라”

이지은 땅집고 기자입력 2023. 12. 5.
“지금 LH 속도로는 정부의 공급 목표 달성하기 어려워”
김헌동 SH 사장은 최근 땅집고 인터뷰에서 "SH는 자금력과 개발 노하우가 풍부해 3기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면 지지부진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태민 땅집고 기자

 

“현재 신도시와 택지지구 13곳 중 7곳은 사업 착수조차 못하고 있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 사업을 독점하면 신도시가 언제 들어설 지 모릅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최근 취임 2주년을 맞아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LH를 대신해 3기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길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했다. 그동안 중앙 정부가 추진한 신도시와 택지지구 개발 사업은 으레 LH가 도맡았다는 점에서 김 사장 발언이 주목된다. SH는 서울시가 설립한 주택·도시개발 공기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인 김 사장은 2021년 11월 취임한 뒤 분양원가 공개, 속칭 ‘반값 아파트’ 공급 등을 추진했다.

 

김 사장은 LH가 사실상 독점 중인 신도시·택지지구 개발 사업 속도가 너무 느려 주택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3기 신도시와 신규 택지개발 사업 총 13개 중 6개는 이제야 토지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광명시흥지구를 비롯한 7곳은 아예 착수조차 못한 실정”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지난 9월 국토교통부에 3기 신도시 개발권을 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SH는 마곡지구, 위례신도시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면서 “자금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사업 참여만 허락되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마곡지구를 끝으로 더 이상 개발할 땅이 남아 있지 않아 일감 자체가 없다. 반면, LH는 극심한 인력 부족에 시달려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약 10만가구가 들어서는 광명시흥지구 개발 사업의 경우 LH 토지보상 담당 인력이 단 2명에 불과해 사업이 마비된 상태다.

 

김 사장은 “지금 속도로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주택 50만가구 공급 목표를 절대로 이행할 수 없다”며 “발표한 사업이라도 속도를 내야 서민 주거 안정도 가능하고 집값 폭등도 막을 수 있는데, SH의 참여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SH가 개발권을 가지려면 법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했다. 국토부가 승인만 해주면 된다는 것. 이미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를 LH(75%)와 SH(25%)가 같이 개발한 사례도 있다. 김 사장은 “SH가 단독으로 신도시 사업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공기업과 함께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개발 이익은 투명하게 분배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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