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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급 신도시 발표로 예정지의 집값이 하룻밤 사이 두 배로 뛰는 가운데,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빠질려고 할 때마다 신도시를 발표해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켜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24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개발이익 환수장치가 없기 때문에 개발 예정지의 집값은 개발계획만 확정되면 2배 이상 뛴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런 걸 알면서도 이런 발표를 서둘러서 하는 건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신도시 등 공급을 늘려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주장하지만 결과는 2002년 판교신도시, 2005년 송파신도시, 작년 검단 신도시에서 보듯 오히려 주변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김헌동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판교 신도시 때도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제2의 강남을 만들어서 강남 집값을 1000만원에서 700~800만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판교를 2000만원에 분양하니까 강남은 3000~4000만원이 돼서 집값을 2~3배 키웠다”며 이번에 분당급 신도시도 강남대체 신도시라는 판교와 송파 신도시가 실패하니까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기 4년 동안 투기로 돈을 벌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들어서기 전까지 우리나라엔 평당 12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없었는데 노무현정부 4년 동안 그런 아파트값을 3배나 올려놨다”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했다.
김 본부장은 “2000년만 하더라도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이 700만원 정도였다. 2001년에 타워팰리스가 950만원에 분양됐는데 미분양 사태였다. 2002년에 아이파크가 1100만원에 분양됐는데 이게 불과 3-4년 전의 얘기”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신도시 계획과 결정과정에서 “200조의 국가예산을 300명의 국회의원이 수개월 동안 심의해서 발표하는데, 100조 정도 되는 개발사업을 장관이 섣불리 발표한다는 건 큰 문제”라며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아파트값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
- 분당급 신도시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는데?
그동안 신도시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폭등했었다. 거품이 빠지려고 할 때마다 신도시를 발표해서 거품 붕괴를 인위적으로 막아왔던 게 정부다. 2002년 말에는 판교 신도시를, 2005년엔 송파 신도시를, 작년 가을에는 검단 신도시를 발표하더니 2007년 들어서 집값이 하락하려고 할 때 투기준동세력들이 분당급 신도시라는 이상한 신도시를 발표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 지금 발표된 일부 지역에서 하룻밤 사이에 집값이 5000만원~1억원이 올랐다는데?
정부는 그런 걸 이미 알고 있다. 개발이익 환수장치가 없기 때문에 개발 예정지의 집값은 개발계획만 확정되면 2배 이상 뛴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런 걸 알면서도 이런 발표를 서둘러서 하는 건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왜 투기를 조장하려는 걸까?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말로는 투기세력과 전쟁을 했지만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을 써왔고, 그로 인해 4년 동안 집값이 2~3배가 뛰었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걸 이미 국민은 알고 있다. 겉으로는 투기세력과 전쟁을 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투기를 조장해서 거품을 오히려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다.
- 정부는 '집값을 내리기 위해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논리인데?
여태까지 그래왔다. 판교 신도시 때도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제2의 강남을 만들어서 강남 집값을 1000만원에서 700~800만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판교를 2000만원에 분양하니까 강남은 3000~4000만원이 돼서 집값을 2~3배 키웠다. 이제 강남 대체 신도시라고 안 하고 분당급 신도시라고 이름을 바꾼 이유는, 강남 대체 신도시라던 판교와 송파 신도시가 실패했으니까 이름만 살짝 바꾼 것이다.
- 검단 신도시의 경우 발표 후 투기바람이 부니까 얘기가 쏙 들어갔는데?
투기라는 건 지속되는 게 아니다. 주변지역 집값이 2~3배 폭등하고 난 뒤에 주춤한 것이다. 순식간에 2배 이상 폭등하고 멈추는 현상이다.
- 일부에서는 '정부가 신도시를 한다고 발표해놓고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고 하는데?
부동산 광고로 먹고 사는 언론이 이런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실으면 결국 정부가 그에 맞춰서 신도시 계획을 발표해주는 것이다. 아파트 광고 수입으로 지탱하는 대부분의 언론이 거품을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투기를 조장하기 위한 기사를 쓰고 있다.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라는 식의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써서 정부가 신도시 계획을 발표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분당급 신도시를 3년 후에 발표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느냐. 신도시 하나를 건설하는 데 10년이 걸리고, 또 거기에 사람이 들어가서 살기 위해서는 10년 후가 되는데 그런 계획을 지금 발표해서 무엇에 쓰겠나. 오히려 지난 1년 동안 신도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관료나 공기업이나 여러 사람들이 정보를 통해 친인척 명의로 땅을 사두는 데 이용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신도시 위치를 결정하고 발표하는 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건교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100조 정도 되는 개발사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문제다. 200조의 국가예산을 300명의 국회의원이 수개월 동안 심의해서 발표하는데, 100조 정도 되는 개발사업을 장관이 섣불리 발표한다는 건 큰 문제다. 100조짜리 신도시 하나가 4000~5000조 정도 되는 부동산 시장 전체를 들썩이게 만드는 악영향을 주는 정책이 이렇게 신중하지 못하게 장관 선에서 결정된다는 건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신도시 개발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6월에 발표되는데 벌써부터 한 달 이상 큰 뉴스거리로 만들고, 그 뉴스거리로 인해 일반시민에게 심리적 불안감이 형성되고, 발표되고 나서 한 달 정도는 그런 영향이 지속된다. 부동산이나 집값은 심리적인 문제인데, 계속 언론을 통해 투기를 조장하는 기사가 보도되면 투기심리를 또 자극하게 되고, 그래서 또 투기가 재현되는 문제가 생긴다.
- 정말 신도시가 필요할까?
이미 서울의 모든 구도시가 재개발되고, 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고 구도시를 아파트화하고 있는데 왜 또 논밭을 갈아엎어서 신도시를 만들어야 하나. 신도시를 만들어서 집값이 안정됐나? 꼭 필요하면 신도시를 건설해야겠지만, 그렇다면 그건 공공도시화를 해야 한다. 공공주택을 건설해서 투기요소를 완전히 차단시키고, 개발이익을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 그런 정책적 변화 없이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건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일반국민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 정부는 항상 '강남을 대체할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강남을 대체한다는 건 강남처럼 교통과 교육시설을 좋게 만들어준다는 건데, 그렇다면 기존도시에 교통과 교육시설에 투자를 더 해주면 된다. 한 개의 신도시에 몇 만 가구만 공급해서는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입증됐는데, 정부가 또 그런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 아파트 값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렇다. 2000년만 하더라도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이 700만원 정도였다. 2001년에 타워팰리스가 950만원에 분양됐는데 미분양 사태였고, 2002년에 아이파크가 1100만원에 분양됐다. 이게 불과 3~4년 전의 얘기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1200만 원 이상의 아파트가 없었다. 최고급 아파트라고 얘기하는 강남의 아이파크가 1200만원이었다. 그런 아파트 값을 노무현 정부 4년 동안 3배 이상 올려놨으니까 마치 옛날얘기처럼 들리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기로 돈을 벌 수 없다, 불로소득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그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은 어떻게 될까?
지난 4년 동안 3억짜리가 13억이 됐다. 10억이 올랐던 게 이제 1억 정도 떨어졌다. 1억 정도 떨어진 이유가 아무도 그런 집을 사려는 없기 때문이다. 왜냐면 더 오를 가능성이 없는 데 집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이대로 놔두면 집값이 5~6개월 내에 5~6억 정도 떨어질 수 있는데, 그걸 막아달라는 뜻으로 지금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집값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누구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투기심리가 식었기 때문인데, 그걸 다시 뜨겁게 만들기 위해 분당급 신도시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언론이나 개발관료들의 이런 농간에 놀아나선 안 된다.
- 새 대통령이 등장하면 이런 추세가 바뀔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개발 원조당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크고, 개발세력의 대표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이 원래 건설업계 출신이니까 그런 사람이 당선되면 집값 거품이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반 토막 나야 할 집값이 떨어지질 않고 있다. 그런 사람들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주권자들이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정책을 쓸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하는데 언론이 자꾸 그런 사람들을 띄워서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에 토지와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명박 전 시장은 시장 재임 시절에 강남 재건축 규제를 다 풀어서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런 사람이 최근에는 그런 말을 안 하더라. 이번 대선에서 그런 사람들의 과거 행적이나 실제 생각이 어떤 건지를 언론이 정확하게 밝혀줘야 한다.
- 대부분의 대선후보들이 주택정책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데?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에서는 지난 4년 동안 개발 원조당과 거의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 전에 '내가 퇴임하더라도 혁신도시 등으로 100조 이상 확보해줬다, 앞으로 4~5년 동안 개발물량이 충분하니 걱정할 것 없다'라고 건설업계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정도로 개발물량을 많이 확보해줬는데, 개발 원조당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거기에 더 많이 추가해서 개발계획을 남발할 것이고, 대한민국이 개발공화국 투기공화국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동안 그걸 대체할 만한 세력이 없었던 건 우리 사회에 5%가 땅의 85%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5%가 돈과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언론권력이든 정치권력이든 우리사회의 모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땅을 가지고 있고, 그 땅에서 권력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나머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다.
- 일부에서는 '집값 거품이 빠지면 우리나라 경제가 큰일 난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5%의 개발세력이 주장하는 것이다. 농촌에 사는 분들이 거품이 붕괴된다고 해서 농사가 안 되겠나. 거품이 붕괴된다고 해서 집이 없는 45%가 무슨 문제가 있겠나. 다만 5~10%의 사람들, 그리고 그동안 부동산 투기를 통해 자산을 늘려왔던 사람들은 거품이 빠지면 큰 손해를 볼 것이다. 재벌이나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투기세력, 그리고 국회의원이나 관료들도 집에 몇 채씩 있으니까 그런 사람들도 피해자가 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거품이 붕괴되면 마치 큰 혼란이 올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는 혼란이 오겠지만, 85%의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평화가 온다. 가정과 직장에 평화가 올 것이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