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오적

21세기의 오적 五賊’ - 김태동 교수

토건종식3 2011. 3. 23. 22:56

 

적 五賊’ - 김태동 교수


‘21세기의 五賊’  /   1998년 김태동


경제정의’독자님들 오래간만이외다. 그 사이 대통령이 바뀌고 문민시대가 되었는데 기체 후 일양 만강하옵시며 얼마나 행복해지셨는지요? 소생은 과히 즐겁지가 못하답니다.


강북 촌놈이라 한강다리를 매일 건널 필요도 없는데 왜 심사가 편하지 않느냐고요? 다리를 건너며 오싹오싹할 필요는 없지만 매일 들려오는 것이 도둑놈들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소식이니까 그렇답니다.

‘영자의 전성시대’가 아니라 ‘도둑의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기에 두렵습니다.우리나라에서 도둑이야기 하면 김지하씨가 최고일 거예요.1969년 박정희씨가 3선 개헌할 때쯤 어느 잡지에 실린 글이 ‘오적(五賊)’이란 담시였지요.

얼마 전 아는 이의 차에 동승하여 지방을 다녀오다가 길이 막혀 차가 꼼짝 못하는 바람에 차에 탄 사람들의 가슴이 아주 답답했었지요. 그때 차 주인이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창(唱)으로 담은 테이프를 트는 게 아니겠어요? 어찌나 가슴이 후련하든지. 20여년 만에 다시 접해도 그 시는 역시 좋더라고요.

정론 못펴고 사회 오도하는 ‘言盜’


이야기라면 주인공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김지하씨의 주인공은 장·차관, 장성, 국회의원, 재벌, 고급 공무원이었지요.

순서가 어땠는지는 저도 잊었습니다마는 이 다섯 도적이 나와서 재주 자랑하는 것이 ‘오적(五賊)’의 줄거리지요. 공사 돈 떼어 먹는 재주, 인·허가 도장 찍고 돈 버는 재주, 도둑질한 돈으로 골프치고 계집질하는 재주, 시인의 풍자는 참으로 정확하고 매서웠지요.

오늘 제 이야기도 도둑 이야기인데 어디 김지하씨만 하겠어요? 그래도 이미자씨만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김지하씨만 도둑 이야기 하는 특허낸 것도 아니니, 김태동이도 도둑 이야기를 한 자락 하겠습니다.

저는 주인공을 넷이나 바꿨습니다. 김시인과 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고, 또 그 동안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주제는 같아도 주인공은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

김시인은 한자 실력이 뛰어나서 주인공들 이름을 임의로 바꾸어 독재자의 비위를 덜 거슬리려고 했는데, 저는 실력도 없고 시인을 감옥에 가둔 독재자가 죽은 지도 오래고 지금은 문민시대이니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실명제 시대이니 실명으로 하겠습니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을 개인적으로 비방하거나 명예훼손할 뜻이 털끝 만큼도 없다는 것을 맹세하고 시작합니다.

“오로지 나라경제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는 사족을 부칩니다. 제일 얄미운 도둑부터 불러 볼께요.




첫째 도둑 나간다. 이 도둑 모두 무서워하네. 어휴 무서워, 어휴 무서워. 재벌도 무서워하고, 인천 북구청 직원도 무서워 하고, 우리 모두 사랑하는 김영삼 대통령도 무서워 하고. “과연 누굴꼬?



첫째 도둑 나간다. 이 도둑 모두 무서워하네. 어휴 무서워, 어휴 무서워. 재벌도 무서워하고, 인천 북구청 직원도 무서워 하고, 우리 모두 사랑하는 김영삼 대통령도 무서워 하고. “과연 누굴꼬? 혹시 경실련? 경실련은 재벌도 무서워 하고 대통령도 무서워 하니까.” 에이, 천만에. 경실련은 도둑 잡자는 우리 사회 파수꾼.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누구인가?”

이 도둑은 과거 독재정권이 낳고 기른 사생아. 두드리고 소리지르는 본분, 두드리지는 않고 침묵하네. 소리 지르려는 놈들, 모두 귀양 갔네.이것들이 이제는 부자가 되어 도둑잡는 일은 한사코 반대하지. 스스로 챙긴 게 많으니까. 경제개혁 별건가. 도둑 잡자는 거지. 도둑이 발 붙이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거지.

김영삼 정부가 개혁할 듯하면 한 발 앞서 낌새 채고, 여론이니, 선거에 불이익이니, 조세저항이니, 바람잡아 국민들이 경제개혁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오도하는 말도둑. 글도둑. “아하! 언론!” 그렇소. 언론이요, 언도(言盜)요, 정론을 펴지 못하고 사회를 오도하는 언도. 성수대교 붕괴 때 상당수 신문은 다리 무너진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이영덕 부총리가 사표냈다는 것을 1면 톱으로 다루었지. 1994년 뿐만 아니라 적어도 1990년대 10년간 최악의 사고일 터인데 그것을 톱으로 다루지 않고 반려될 총리 사표를 톱으로 다루었지.

종합토지세가 정상화되어야 나라 경제가 정상화되는 것은 ‘경제정의’독자님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텐데, 글쎄 매년 내무부가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야금야금 올리는 것조차 못마땅해하여 항상 사회면 톱으로 있지도 않은 조세저항을 과장하여 싣는 자칭‘민족지’가 있다네.

경제기획원이 90% 이상의 종합토지세 납부자가 10만원 이하를 내므로 별 문제 없다고 해명자료를 내도 그런 것은 실어주지도 않는다네. 청와대가 ‘국제화’를 내건 지 1년도 안 돼서 ‘세계화’를 내걸어 국민들이 성수대교의 악몽을 잊어버리도록 집단 최면을 걸려고 할 때 모든 언도들이 나서서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연출한다네. 참으로 비국제화요, 비세계화인 오묘한 꼴불견이로고. 촌지, 촌지, 그것 맛있지. 수서사건이 터진 것은 언도끼리 촌지 나누는 것 가지고 다투었기 때문이라네.

지금도 재벌이나 고급 공무원은 다음날 조간을 그 전날 저녁 미리 입수하여 밤 사이 불리한 뉴스를 삭제시키거나 축소시키는 로비를 언도 상대로 하고 있다네. 진실왜곡 흥정하는 추잡한 도둑시장 매일 밤 성황이네. 큼직한 재벌들은 장학금을 미리 뿌려 알아서 기도록 만들어 놓았다네.

 



돈 없으면 무조건 죄!‘法盜’


방송이라고 다를 것 있나. 비디오 시대 이 언도(言盜)의 위력은 더욱 커졌지. 독재 대통령 때의 ‘땡전 뉴스’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네. 지존파 사건 같은 것 터지면 교육위기니 떠드는데 교육위기의 큰 부분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책임이지.

일하는 사람 비하하고 불로소득자 주인공 내세워 잘 먹고 연애 잘 하고 놀기 잘 하는 것, 드라마로 4천만에게 보여 준다네. 주부, 학생 얼을 빼는 재주는 세계 신기록. 국적 불명 저질 문화, 이들 매체가 도매금으로 표절하여 시청자에게 싸아비스, 싸아비스, 민족 혼과 민족 자존심 도둑질하고 있다네.

이들 언도 때문에 해방 후 친일세력 무사했지. 군사독재도 장기화되고. 유신에 협조하고, 광주에 침묵하고, 전두환, 노태우씨 권력 도둑질 방조하고. 신문사, 방송국 윗자리에 계신 분들 이런데 공이 커서 장관 나리, 국회의원 나리가 되어 ‘공도(公盜)’, ‘의도(議盜)’로 출세했지.

도둑질 거부한 상당수의 언론인은 도둑만이 판치는 세상에서 아직도 죽어가고 있다네. 언도질로 부자가 된 언론재벌.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고사하고 유가 부수의 공개조차 한사코 거부하네. 아프리카 후진국의 언론보다 못한 주제에 수개 면에 걸쳐서 세계화를 논하네. 가관이로고. 김영삼 정부 ‘처삼촌 벌초식’개혁. 언도 무서워 피해 갔네.

이 언도 팔자 한 번 크게 늘어졌구나. 21세기에 더욱 번성할 사주로다. 점쟁이도 아니면서 맞출 자신 있느냐고? 소생이 누군가? 경제학 풍월 30년. 경제학 하면 수요·공급이지. 언도 향한 수요·공급 화끈하게 늘어난다.

1995년 유선방송 시작. 저질 외국문화 대량으로 수입하여, 청소년에게 와장창 쏟아붓자. 데모 않고 섹스만 생각하게, 도서관 공부보다 미국·일본 등 세계 스포츠의 스코어 박사로 육성하자. 거룩하고 거룩하다. 스포츠의 세계화, 연예뉴스 세계화, 폭력영화 세계화, 에이즈(AIDS)의 세계화. 언도 그놈, 공(功)이 지대하다. 세계화 일등 훈장, 옜다 받아라. 재벌아 나오너라, 신문 언도 나오너라. 정보화 사회, CATV 시대, 돈 한 번 벌어봐라.

국민들은 헐렐렐레, 리모컨 끼고 우민화. 언도들은 정보독점, 더욱 막강, 더욱 출세, 더욱 부자. 부패정부와 말도둑, 와 이리 궁합이 잘 맞노? 기분 째지네. 국제화, 세계화 최면 걸어 도둑질 잘 하거라. 오래오래 잘 살거라. 자녀는 일류대학 보내 언도고시 재수, 삼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둘째 도둑 나간다. 세 놈이 사이 좋게, 배 내밀고 나온다. 돈 있으면 만사 오케이, 돈 없으면 무조건 죄. 아하! 법도(法盜) 나으리들. 몰라 뵈서 죄송 죄송. 판도(判盜), 검도(檢盜), 변도(辯盜) 삼 형제, 댁내 균안(均安)하옵신지요.



둘째 도둑 나간다. 세 놈이 사이 좋게, 배 내밀고 나온다. 돈 있으면 만사 오케이, 돈 없으면 무조건 죄. 아하! 법도(法盜) 나으리들. 몰라 뵈서 죄송 죄송. 판도(判盜), 검도(檢盜), 변도(辯盜) 삼 형제, 댁내 균안(均安)하옵신지요. 수십 대 일의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재님들, 천재님들. 아이큐 2백은 저리 가라, 3백은 돼야지. 좋은 머리, 발명가 되면 쪽박차기 알맞으니, 진로 한 번 잘 택했다. 부잣집 팔등신 아내와 결혼해, 다복하게 사는 영감님들. “문민시대, 태평성대. 법치보다 인치이다.”

이런데 선봉장인 일등 공신들. 재벌은 법을 어겨도 띵호야, No Problem. 전직 대통령 딸, 현직 대통령 아들, No Problem, No Problem! 영세기업인 부도 Problem, Problem! 농민UR 시위, 시민의 개혁하라는 시위, Problem, Problem! 세금도둑, 부실공사, No Problem, No Problem! 한국은행 독립, 부동산실명제, Problem, Problem! 12·12, 5·18, No Problem, No Problem! 김대중, 박철언, Problem, Problem!

“이탈리아 검사 놈들, 와 그리 멍청이고, 내각책임제 총리를 잡아들이다니.” 권력자, 재벌은 검도(檢盜)부터 봐 주고, 힘이 중간쯤 세면 검도는 안 봐주고, 판도(判盜)가 대신 봐주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검도, 판도 은퇴한 뒤 변도(辯盜) 개업해 왕창 해먹고. 아아, 대한민국, 행복이 가득한 나라. 법을 걸고 넘어지면 안 걸릴 놈 하나도 없어, 천지에 돈벌이가 널렸구나.

돈 싸들고 오면 아무리 큰 도둑도 감옥갈 일 없구나, 좋다, 좋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들은 아이큐 50이라도 족집게 과외시켜, 법대로, 사법고시로 보내시라. 딸이면 박색이라도 성형수술 국제적, 세계적으로 시켜 법도들의 아낙으로 보내시라.

아하, 사주팔자, 기막히게 좋다. 천귀(天貴)에 천부(天富)를 두루두루 갖췄구나. 21세기에 더욱 더 잘 살겠다. 국제경쟁력 강화, 세계화로 땅값이 폭등하니 명의신탁 송사를 한 건만 해결하면, 10억원, 1백억원이 하루 아침에 변도 손으로,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1천2백조원 쓸어간 ‘지도(地盜)’



셋째 도둑 나간다. 이게 누구란가? 경실련이 매우 싫어 하는 도둑일세. 명동 YWCA강당에서, 서강대 강당에서, 국회앞에서, 파고다공원에서, 이 도둑 잡아달라고 그렇게 외쳤건만, 노태우 정부도 김영삼 정부도 겉으로는 Yes, Yes, 속으로는 Never, Never. 그리하여 21세기도 이들의 세상. 세계에서 이 도둑들이 가장 들끓는 나라는 대한민국. 남북통일이 무엇인가? 금강산 구경보다 금강산 투기지. 평양 구경보다 대동강 땅투기지. 통일비용보다 북한 땅값이 얼마나 오르느냐이지. 그 놈, 세계화 한 번 자아알 되었구나. 네놈이 누구냐? 땅부자, 부동산 투기꾼들이구나. 이 도둑 이름을 뭐라고 부를 거나. 투기도(投機盜)? 재도(財盜)? 에라 모르겠다. 땅지자‘지(地)’, 지도(地盜)라 부르자.



셋째 도둑 나간다. 이게 누구란가? 경실련이 매우 싫어 하는 도둑일세. 명동 YWCA강당에서, 서강대 강당에서, 국회앞에서, 파고다공원에서, 이 도둑 잡아달라고 그렇게 외쳤건만, 노태우 정부도 김영삼 정부도 겉으로는 Yes, Yes, 속으로는 Never, Never.

그리하여 21세기도 이들의 세상. 세계에서 이 도둑들이 가장 들끓는 나라는 대한민국. 남북통일이 무엇인가? 금강산 구경보다 금강산 투기지. 평양 구경보다 대동강 땅투기지. 통일비용보다 북한 땅값이 얼마나 오르느냐이지. 그 놈, 세계화 한 번 자아알 되었구나.

네놈이 누구냐? 땅부자, 부동산 투기꾼들이구나. 이 도둑 이름을 뭐라고 부를 거나. 투기도(投機盜)? 재도(財盜)? 에라 모르겠다. 땅지자‘지(地)’, 지도(地盜)라 부르자. “지도가 누굽니까? 책을 한 권, 아니 열 권을 써도 모자란 그 화려한 행각. ‘경제정의’편집자가 할애한 원고 매수에 어찌 다 담을 수 있으리까? 지도가 얼마나 지독한 지는 이근식, 김태동 공저 비봉출판사 ‘땅, 투기의 대상인가, 삶의 터전인가’를 참조하시라.”

이렇게 지독한 놈, 첫번째 도둑으로 왜 안 내세웠나? 이런 도둑은 일본에도 있고, 대만에도 있어. 미국에도 있고, 영국에도 있어. 그러니 내세우지 않았지. 소생의 세계도둑백과사전에 의하면 언도(言盜), 법도(法盜)는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후진국에도 드문 희귀종이야, 천연기념물은 못 되나 대한민국 정부가 애지중지 보호하는 희귀종이야. 그러니 언도, 법도가 앞에 나간 거야. 소생은 언도, 법도, 지도를 모두 사랑하지 않습네다.

노태우 때 토지공개념, 그것은 역시 공개념(空槪念)이었어. 노태우 정부의 토초세, 김영삼 정부에서 초토화(焦土化)되었지. 인생만 무상(無常)인가, 공개념(公槪念)도 무상(無常)이라네. 원래 공수래(空手來)하였으니 공수거(空手去)할 밖에.

신경제 5개년 계획, 투기억제 하나 없고, 94년 증권투기, 95년부터 땅투기. 여보시오, 벗님네들, 지도들 잔치 구경좀 하소. 휴전선에서 제주도까지 투기잔치 벌였오. 지도들 식욕도 좋다. 민유지의 3분의 2를 50만명이 가지고 있구나. 토지 지니계수 0.95, 21세기에는 1로 만들려고 용왕매진하는구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지도 차지. 88올림픽 후 노태우 정부 5년 동안, 1천2백조원 불로소득. 이게 웬 천문학적인 숫자인가? 6년간 GNP요, 18년간 국민저축이로고. 이것을 일진광풍에 쓸어간 지도들 재력. 지도 식욕(食慾)은 세계화를 넘어 우주화 규모로세. 그러나 이것이 어디 지도들 힘만으로 된 것인가?

김지하의 오적이 모두 지도를 돕는구나. 언도(言盜), 법도(法盜)도 모두 한 통속이로고나. 의리로 똘똘 뭉친 도씨(盜氏)들 집단, 천하무적이로고나. “TK야 나오너라, PK 너는 별 것이냐. 30년 TK 정권은 우리 부모요, 5년 PK 정권은 우리 형제다.노태우는 토지 공(空)개념, 김영삼은 개혁공(空)개념, 우리도 그만한 통박은 재고 있다.”

“한은 총재 목을 칠 때, 너는 우리의 친구임을 알았었지. 물가안정보다 투기보호, 말은 차마 공개 못 하지만 이심전심,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I Love You!” “이회창 총리 쫓아내고, 금융실명제 1년 안 돼 실명(失命), I Love You!” “종합토지세 과표인상 노태우 때의 3분의 1, I Love You, I Love You!” “재산공개 빈 껍데기, 전국민의 소작인화, 임대인 우대 우대, 임차인 푸대접, 푸대접, 좋다 좋아.”“아! 나는 왜 네 앞에 서면 이리도 행복해지는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지도들의 사랑 노래 밤잠을 설치는구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넷째 도둑 나간다. 시꺼먼 흉물 나간다. 강물도 검게, 바닷물도 검게. 바깥 공기도 검게, 안 공기도 검게. 설악산도 검게, 제주도도 검게. 청와대만 검지 않게, 청남대만 안 검게. 비 내리면 산성비, 눈 내리면 산성눈. 논은 산성논, 밭은 중금속 오염. 금수강산 훔쳐간 놈, 환도(環盜)란 놈 나온다.



넷째 도둑 나간다. 시꺼먼 흉물 나간다. 강물도 검게, 바닷물도 검게. 바깥 공기도 검게, 안 공기도 검게. 설악산도 검게, 제주도도 검게. 청와대만 검지 않게, 청남대만 안 검게. 비 내리면 산성비, 눈 내리면 산성눈. 논은 산성논, 밭은 중금속 오염. 금수강산 훔쳐간 놈, 환도(環盜)란 놈 나온다.

물 오염, 땅 오염, 공기 오염. 환경 오염 삼위일체, 경제개발 30년에 고속 달성. 네 재주는 비상타만 보기 싫다 이 환도야. 성장 제일, 수출 제일, 네놈 위한 구호였고, 환경 낙제, 물가 낙제, 국민 희생 비참하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모두 다 똥물돼도 만사 오케이. 신경제 나가신다. 규제완화다. 환경규제 1순위로 풀고, 노동규제 2순위로 푼다. 환경 더럽다고 누가 거짓말이냐. 광화문, 시청 앞, 오존 농도 괘안찮다. 더 오염돼도 세계화에 지장없다. 국민소득 만불 안 돼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하면 선진국이다. 환경 나쁘다고 유언비어 퍼뜨리지 마라. 한국 방문의 해 외화벌이 지장 준다.”

금수강산 훔쳐간 ‘環盜’


환도 놈 말 들어보소. “신경제 팀도 우리 편, 환경처도 우리 편, 환경영향평가 휴지조각, 그 누구 무서워하리. 언도(言盜)도 우리 편, 법도(法盜)도 우리 편. 하늘은 장마로 우리 사업 돕고, 부패정부는 뇌물 약간이면 만사 오케이.

‘염색이든 피혁이든, 오염산업으로 국제경쟁력 강화한다.’ 상공부는 우리 대변인. 든든한 친구들, 걱정할 필요 뭬 있어. 공장오염 배출 감시해 뭐해? 그렇게 자연애호하면 해외여행 어떠신가? 골프는 스코틀랜드에서, 낚시는 알래스카에서. 그래도 돈 남으면 ‘샛강 살리기’에 기부하고, 큰 공장 산(山)만한 배출 눈감아 주면 다래끼 나나? 환경보호 운동이다 귀찮게 굴지 말고, 집에 가 발 닦고 잠이나 자게. 그리고 106년 뒤 22세기에나 봅시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다섯째 도둑 나간다. 무더기로 나오는구나. 여보시오 도둑님들, 왜 이리 행차가 늦으시오? 목이 콘크리트 벽보다 더 빳빳한 이 도둑들 왈 “국사에 바쁘다봉께. 우리는 오로지 4천만 국민과 조국의 국제화, 세계화, 우주화를 위하야 불철주야, 살신성인 노력하고 있습네다.” 아하! 공도(公盜)들이군.



다섯째 도둑 나간다. 무더기로 나오는구나. 여보시오 도둑님들, 왜 이리 행차가 늦으시오? 목이 콘크리트 벽보다 더 빳빳한 이 도둑들 왈 “국사에 바쁘다봉께. 우리는 오로지 4천만 국민과 조국의 국제화, 세계화, 우주화를 위하야 불철주야, 살신성인 노력하고 있습네다.” 아하! 공도(公盜)들이군. 도둑 세계의 주인공이 나오셨군. 잘 모셔야지.

국사에 워낙 바쁘셔, TV 심야토론에도 모시기 어렵고, 경실련 토론회에도 모시기 어려운 높으신 분 나오셨군. 머리는 법도, 언도에 버금가고, 재주는 그 이상. 견강부회 말솜씨는 언도 날로 회쳐 먹을 만큼 우수, 우수.

“금융실명제는 증권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중소기업에 해를 미치고, 무엇보다도 서민생활에 피해를 줍니다. 따라서 무한정 유보합니다.” YS의 결단 없었으면, 지금도 백두산, 홍길동, 가명거래 활개치고 있겠지. 그러나, 안심은 금물. 공도님들 돌려치기 기술은 올림픽 금메달감. YS 해외여행 중 “이름 도둑, 도명(盜名), 차명(借名)은 보호한다. 이를 고발하는 자는 감옥에 쳐넣겠다.” 재무부의 돌려치기에 실명제는 길바닥에 쓰레기로 전락.

막강하다, 공도 실력, 대통령도 어쩔 수 없구나. 대통령의 전화 지시, 서울시장 말로만 네에, 네. 한강다리는 과장님 전결사항. 서울시 과장은 시장보다도 높고 대통령보다도 높다? 에레베스트산보다도 높다. 이것이 문민시대 위계질서다.

잔소리 말고 세계화나 해라. 12·12는 역사의 평가로, 성수대교도 역사의 평가로. 위도 여객선 침몰도 역사의 평가로, 부산철도 참사도 역사의 평가로. 역사는 흐른다. 신 경제는 무럭무럭 자란다. 인천북구청, 취득세, 등록세, 80억원 쓰윽싹. 구청 공무원은 구청장부터, 10급 말단까지, 거기에 법무사, 등기소 직원까지. 막강한 팀웍에, YS 개혁은 추풍낙엽. 신경제는 자란다. 무럭무럭 자란다.

“그것은 조그만 실수였어. 다른 곳 어디에도 그런 날도둑 없어. 장관자리 걸고 맹세해.” YS 오른팔, 21세기의 대통령 후보,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부천에서 와장창. “YS팀이 공도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야? 그렇게 순진해? 세상을 몰라? 하긴 신 경제론자에 속은 수준이면 알아볼쪼지.

혹시 공도들과 한 통속이 된 것 아냐?” 국민들도 화가 나서 웅성거리누나. “여보시오, 벗님네들. 이 내 말씀 들어보소.” 실세들의 변명이 시작된다. “썩어도 썩어도 이렇게까지 썩은 줄 몰랐소. 망해가는 부실기업을 인수한 기분이오. 이 모든 것은 과거 정부에 있었던 일이지 문민정부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오. 사과하라고요? 그것은 국무총리 전담이오. 대통령 책임제 헌법은, 그 무엇이냐, 대통령은 무책임이다 그런 거요. 무식한 양반들. 이제 알갔소.

우리 세금도둑 잊어버리고, 세계화나 합시다.” 국민들은 마이동풍 “어허, 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야. 집권 초에는 그래도 여론을 의식하여 김상철, 박양실, 박준규, 김재순 토사구팽(土死狗烹)이라도 하더니, 왜 이리 공도들에 약해진 거야. 도둑잡는 개혁은 안 하고, 공도들 비위 맞추는 게 ‘세계화’야?
싱가포르 이광요, 태국의 잠롱,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가 웃겠다.

공도(公盜)보호, 언도(言盜)보호, 법도(法盜)보호, 지도(地盜)보호. 환도(環盜)보호, 여기다가 김지하의 오적(五賊)도 보호, 도둑들 세력을 모아 선진화하겠다니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모두 통곡하시겠구나.”

이런 말다툼을 옆에서 듣고 있는 공도들, 회심의 미소를 짓는구나. “좋다, 너희들끼리 실컷 싸워라. 경기(景氣)는 좋겠다. 배는 출출하겠다. 물 좋은데 가서 슬슬 밤일이나 하자.”

국세청, 세무서, 경찰서, 소방서, 건설 공무원, 노동 공무원, 환경 공무원, 세관 공무원, 교육부 공무원, 상공부 공무원, 재무부 공무원, 크고 작은 모든 부서의 공무원, 청와대 공무원, 과천 공무원에서 강원도 공무원까지 나서는구나. “아이고, 숫자도 많다. 벼이삭 절단내는 메뚜기떼 같구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코노미스트 [424호] 1998.02.1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