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

약속 지켰다.."SH 택지비 등 분양원가 첫 공개"

토건종식3 2021. 12. 19. 12:38

김헌동, 약속 지켰다.."SH 택지비 등 분양원가 첫 공개"

조현아 입력 2021. 12. 15. 11:15 
기사내용 요약

내년까지 최근 10년 34개 건설단지 분양원가 전면 공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신임 사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2.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건설한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첫 공개됐다. 아파트의 설계·도급 내역서가 공개된 적은 있었지만 택지조성원가를 비롯해 아파트 분양원가가 산정·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15일 고덕강일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를 시작으로 사업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치 건설 단지 34곳에 대한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보 공개는 서울시와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제시한 오세훈 시장의 공약사항이자 SH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5대 혁신 방안 중 하나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10년간 아파트 분양원가 등 시민이 요구하는 자료를 인터넷 등 열린 공간에 상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분양원가 항목은 건설원가 61개 항목과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 등 모두 71개 항목이다. 택지조성원가 항목은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 등이다.

아파트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택지조성원가를 필수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공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07년 재임 당시 '분양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SH공사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가격만 공시했다. 지난해 SH공사가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했으나 택지조성원가는 포함하지 않았다.

 

김헌동 SH공사 신임사장은 "지난해 공개한 분양원가 61개 항목에 더해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까지 범위를 대폭 공개범위를 확대한다"며 "풍선처럼 부풀려진 주택 분양가의 거품 제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원가뿐 아니라 분양수익 공개를 통해 이익이 환원되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도 SH공사가 조성하는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분양원가와 분양수익 사용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설계·도급 내역서도 공개한다. 하도급 내역서는 향후 신규 도급 체결 시 계약 조건에 자료 공개 여부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공개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택지조성원가, 건설원가, 하도급·설계 내역서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지자체 최초"라며 "이번 분양원가 확대 공개는 '시민의 집'인 공공주택의 주인인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서울시 분양원가 공개 배경은…오세훈-김헌동 첫 합작품

입력 2021-12-15 18:00   이재영 기자 구독하기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원가를 공개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SH공사 신임 사장의 첫 합작품이다. 이번 분양원가 공개는 오 시장의 공약 사항이자 김 사장의 역점 정책이었다.

오 시장은 2007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분양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SH공사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공공택지 내 분양가격 공시항목은 총 61개였다. 이후 2008년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이뤄졌고,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가격만 공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 분양원가 공개 당시에도 건설원가 항목에 대해서만 공개했고, 택지조성원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SH공사의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사장 역시 SH공사 사장 취임 전부터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을 주장해 왔다. 그는 "오히려 서민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할 공기업인 SH공사가 택지를 조성하면서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남기고, 공기업이 서울시민에게 주택을 분양하면서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내가 SH사장이 되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과 김 사장은 그들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번 약속이 오 시장과 김 사장의 향후 주택공급 행보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특히 오 시장의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임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필요하다. 최근 공약으로 내세웠던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면서 서울 내 주택공급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이번 분양원가 공개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성과로 남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 역시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했던 상황에서 취임 한 달여 만에 내놓은 성과로 주목받는다. 다만 이들의 결정이 제대로 된 치적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민간 건설사로 분양원가 공개가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오 시장이 남은 임기 동안 분양원가 공개 체계를 구축하고, 반값 아파트를 조속히 공급해 SH공사 혁신방안에 대한 약속을 완수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며 "LH나 민간 건설사들이 이번 서울시와 SH공사의 결정을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서울 SH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고덕강일4단지, 평당 1150만원

김윤주 기자 입력 2021. 12. 15. 23:13 수정 2021. 12. 16. 10:18 댓글 0
 
땅 매입비도 포함, 구체적 비용 밝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앞으로 SH가 짓는 아파트의 분양 원가를 전면 공개하겠다면서 2019년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4단지 아파트의 원가를 15일 공개했다. 서울시는 이를 시작으로 최근 10년간 SH가 지은 아파트 단지 34곳의 분양 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서울시와 SH공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15일 분양 원가를 공개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강동리버스트)4단지 아파트. 서울시는 최근 10년간 SH가 지은 아파트 단지 34곳의 분양 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분양 원가에는 아파트 단지를 만들 때 필요한 택지 매입비, 조성비 등이 얼마인지, 건물을 짓는 데는 얼마를 썼는지 등이 포함된다. 지난 2008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아파트 건설 원가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에 전국 최초로 분양 원가 가운데 비율이 절반이 넘는 경우가 많은 ‘택지 조성 원가’도 추가로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용지비(땅값 등), 기반시설 설치비, 이주 대책비 등 아파트 부지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이 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은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더 세세하게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H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에서 민간 건설사가 무리하게 분양가를 높일 경우, 소비자들이 SH 분양 원가를 근거로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건설업계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H는 2019년 전체 1239가구 중 전용면적 49㎡와 59㎡ 2종류 642가구를 공공 분양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 분양 원가는 총 1765억800만원으로 택지 조성 원가는 3.3㎡당 896만6492원, 건설 원가는 3.3㎡당 688만5912원이었다.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49㎡(공급면적 73㎡)의 경우 실제 3억8810만원에 분양됐는데, 분양 원가는 2억5227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전용면적 59㎡(공급면적 87㎡)의 분양가는 4억6761만원이지만 원가는 3억395만원이다.

 

SH는 분양을 통해 980억5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 돈은 이익으로 남긴 게 아니라 이 단지에 포함된 임대주택 건설비나 다른 지역 임대주택 유지비 등으로 모두 썼다고 SH는 밝혔다.

고덕강일4단지 아파트 분양 전후로 이 일대에서 민간 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를 3.3㎡당 가격으로 비교했더니 민간 아파트가 20~30%가량 더 비쌌다. 당시 모집 공고를 기준으로 고덕강일4단지는 분양가가 3.3㎡당 187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보다 1년 앞선 2018년 분양한 민간 A단지는 분양가가 2445만원, 작년 분양한 B단지는 223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양 원가 공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자, 최근 취임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취임 전부터 앞세운 핵심 정책이다. 원가 공개로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낮춰 급등한 집값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게 목표다. 김 사장도 이날 “풍선처럼 부풀려진 주택 분양가의 거품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물론 SH 분양 원가와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일대일로 비교하는 건 무리다. 공공 아파트는 민간과 비교해 입지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에 공급되거나 민간 소유 부지를 수용하는 경우도 있어 민간에 비해 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다는 것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SH 아파트와 주변 민간 아파트의 입지나 품질 등을 비교한 뒤 원가를 살펴보면 민간 분양가가 과도하지 않은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도 이날 “사업비와 이익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 개발 이익을 노린 제2의 대장동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소비자들이 집값 거품을 검증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분양 원가 공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주민과 건설사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와 집값 급등 등의 여파로 현재 시장에서 분양가와 시장가격 간 차이가 워낙 큰 상황”이라며 “분양을 받자마자 집값이 시장가격에 가깝게 오르고 있어 분양 원가 공개가 집값을 잡는 데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