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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아파트 새 이름 '백년주택'…명품 짓겠다"

토건종식3 2022. 2. 21. 17:47

김헌동 SH공사 사장 "반값아파트 새 이름 '백년주택'…명품 짓겠다"

기사입력 2022.02.20. 오전 8:00 최종수정 2022.02.20. 오전 9:17 기사원문 스크랩 
 
 
"건축비 1.5배 들여 200년 쓸 아파트로…품질, 안전과도 직결"
내주부터 강남 분양원가·반값아파트 사전예약·공사 재산공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SH공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2.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대담=김희준 건설부동산부 부장,박승희 기자 = "언제까지 부수고 또 재건축 합니까. 다시 지으면 100년, 200년을 써야죠. 좋은 자재를 쓰고 튼튼하게 지으면 50년 사용할 것을 100년은 더 쓸 수 있어요. 굳이 다시 지을 필요가 없도록 SH가 잘 짓겠습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17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의 새 브랜드를 '백년주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값은 반이지만, 100년 이상 가는 월등한 품질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아직 확정된 명칭은 아니지만 '백년주택'의 의미를 SH공사가 짓는 건축물의 시작부터 끝까지 담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건축비 1.5배 늘려 200년 쓸 명품…2배 강한 자재 쓸 것"

김헌동 사장은 취임 한 달 만에 SH공사가 분양한 8개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했다. 그의 의도는 국민에게 SH공사가 짓는 아파트의 평균 건축비가 얼마인지 알리는 것이었다. 평당 600~700만원. 25평짜리 아파트 한 채를 짓는 데는 약 1억5000만원의 건축비가 들었다.

그는 핵심 사업인 '반값 아파트'는 그 이상의 건축비로 지어 품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사장은 "값이 싸다고 부실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것"이라며 "기존보다 건축비를 1.5배 더 들여 평당 800만원, 25평에 2억원 이상 가는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SH공사가 지어왔던 아파트는 240㎏의 압력을 견디는 콘크리트를 썼다면, 두 배인 500㎏를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를 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아파트의 사용 공간이 넓어지고 기둥도 튼튼해져 50~100년 쓸 것을 200년 쓸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돈을 '제대로' 들이기 위해 건축·설계·자재품질 기준을 모두 높인 '서울형 건축비'도 도입한다. SH공사가 짓는 아파트 중 가장 품질이 높은 아파트를 기본형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기준을 개선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우리가 서울에 명품을 지으면 민간이 따라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SH공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서 백년주택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2.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양질의 건축물은 안전과 직결"…SH공사 안전경영 박차

김헌동 사장은 품질의 고급화가 곧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질의 물건을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면 재해가 없다. 재해가 생기는 것은 불량품, 부실 공사 탓"이라며 "안전한 건물을 짓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경영을 하겠다"고 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안전한 건축 환경,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겠단 것이 김 사장의 뜻이다. 이를 위해 각종 안전 대책도 수립해왔다. 최근 안전경영실을 신설해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했고,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근로자 신고·포상제도 운영하고 있다. 후분양제도 확대했다.

김 사장은 "공기의 압박을 받지 않는 후분양제는 부실 공사, 재해 예방을 위한 시작"이라며 "SH 15년간 후분양을 해왔고, 재해도 줄고 있다"고 부연했다. SH공사에 따르면 공사의 최근 3년간 안전사고는 평균 36건으로 Δ2019 43건 Δ2020 40건 Δ2021 29건으로 매년 줄었다.

그는 하청-재하청 구조에서 발생하는 부실공사의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하도급을 최소화하고 직접시공을 늘릴 것"이라며 "우리 SH공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동시에 중앙정부에도 '건설업자가 직접 시공하게 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부 앞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2021.4.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혁신행보도 계속…강남 분양원가 공개·사전예약제·재산공개 예정

취임 후 원가공개로 시작된 혁신 행보도 이어가겠단 포부도 밝혔다. 김 사장은 "(후보자 시절) 검증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가 적임자라는, 정말 잘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며 "취임 후 무엇을 할 것인지 하루 단위로 계획을 짰다"고 했다.

우선 내주 취임 100일을 맞아 강남권 분양원가 공개를 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강남에 시세 25억원짜리를 5억원에 분양하겠다고 했다"며 "강남의 건축비는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왜 이렇게 비싼지 모든 궁금증을 풀겠다"고 말했다.

내달 대선 이후에는 반값 아파트 사전예약제를 시행한다. 그는 "두 대선 후보가 모두 반값아파트 공약을 내놨다"며 "대통령이 인수위를 꾸려서 준비하는 동안, 반값 아파트를 할 수밖에 없도록 바탕을 깔겠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은 SH공사 재산공개다. 김 사장은 "장부에 적힌 자산 가치와 실제 SH가 가진 자산의 가치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일례로 2억원에 지었던 장기전세 시세가 10억원"며 "부채비율이 194%로 잡혀있지만 그보다 훨씬 낮다. 얼마나 우량한 기업인지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시민단체에서 구상했던 계획은 SH공사에서 실현될 전망이다.

그는 "서울에 사는 모든 시민이 집 걱정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 것이 공직자가 할 일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seunghee@news1.kr)